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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패드, HTC, Zune 등 마이너한 실패 기술 모음집

by 망고사이언스 2025. 5. 29.

이 글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기술 역사 속에서 한때 야망을 품었던 흥미로운 실패 사례들을 모아 조명합니다.

 

쿨패드, HTC, Zune 등 마이너한 실패 기술 모음집
쿨패드, HTC, Zune 등 마이너한 실패 기술 모음집

한때는 주인공이었지만 이제는 낯선 이름들

기술 산업에는 찬란한 성공만 있는 것이 아니다. 눈부신 조명을 받으며 등장했다가 조용히 사라진 이름들이 셀 수 없이 많다. 이들은 시장을 선도할 야망과 기술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때로는 타이밍이 어긋났고, 때로는 전략이 잘못됐으며, 때로는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했다.

이번 글에서는 그중에서도 비교적 대중에게 덜 알려진, 그러나 흥미로운 마이너 실패 사례들을 모아 살펴본다.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이름들 속에는 기술 산업의 시행착오와 발전의 힌트가 숨어 있다.

 

Zune: 마이크로소프트의 iPod 대항마, 그러나 타이밍은 늦었다

2006년, 마이크로소프트는 애플의 iPod에 맞서기 위해 ‘Zune’이라는 MP3 플레이어 브랜드를 출시했다. 디자인도 세련되고, 무선 공유 기능(Wi-Fi 공유), Zune Pass(스트리밍 구독 서비스) 등 당시로선 신선한 기능을 탑재하며 주목을 받았다.

Zune은 하드웨어적 완성도도 높았고, 특히 음악 애호가들에게는 일정 부분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실패의 이유는 단순했다. 너무 늦게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미 iPod은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고, 아이튠즈 생태계는 강력하게 고착화되어 있었다. 여기에 아이폰이 등장하면서 MP3 시장 자체가 급격히 사양세에 접어들자, Zune은 설 자리를 잃고 말았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는 2012년 Zune 브랜드를 공식적으로 철수했고, 그 기술과 자산은 Xbox Music(후에 Groove Music)으로 일부 흡수되었지만, 본래의 정체성은 사라졌다.

Zune은 잘 만든 제품이지만, 시대를 잘못 만난 대표적인 사례였다.

 

HTC: 혁신의 선두주자였던 스마트폰의 몰락

지금은 이름조차 희미해졌지만, HTC는 안드로이드 초기 시장을 개척한 혁신 기업이었다. 2008년, 세계 최초의 안드로이드폰인 ‘HTC Dream(G1)’을 출시하며 구글과 손잡았고, 이후 HTC Desire, One 시리즈를 통해 고급 안드로이드폰 시장을 선도했다.

HTC는 디자인 감각, 성능, UI 커스터마이징(Sense UI) 등에서 삼성, LG보다 앞선 면이 많았고, 구글의 넥서스폰 제작 파트너로도 활약했다.

하지만 이후 몇 가지 치명적인 선택 실수들이 연속적으로 터졌다.

마케팅 역량 부족: 삼성과 애플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가 약했고, 마케팅 전략도 미흡했다.

혁신의 정체: 초반의 선도적 기술력이 유지되지 못했다.

제품 다양화 실패: 라인업이 모호해지고, 시장에서 정체성이 흐려졌다.

결국 HTC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밀려나고, 중저가 시장에서도 중국 제조사들에 밀리면서 2010년대 후반부터는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2018년엔 스마트폰 부문 인력 일부를 구글에 매각하기도 했다.

HTC는 기술적 혁신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는 시장 현실을 보여준 사례다.

쿨패드(Coolpad): 중국 스마트폰의 한때 선두주자, 너무 빨랐던 진화
쿨패드는 한때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량 상위권을 차지했던 브랜드였다. 특히 2013~2014년경에는 중국 3대 통신사와 협력해 합리적인 가격과 스펙으로 중저가 시장을 장악했다.

이 브랜드는 듀얼심 스마트폰, 빠른 LTE 도입 등에서 매우 공격적인 전략을 펼쳤고, Xiaomi나 Huawei보다도 앞서 시장을 점유했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쿨패드는 빠르게 뜨는 만큼 빠르게 내려앉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R&D 투자 부족: 기술 발전보다 판매 수치에 집중하면서, 혁신 역량이 약화됐다.

브랜드 경쟁력 약화: 디자인, 품질 등에서 샤오미·오포·비보에 밀리기 시작했다.

경영 불안: 내부 지분 갈등, 사업 전략 변화 등이 이어지며 조직 자체가 흔들렸다.

결국 쿨패드는 브랜드 가치가 급락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밀려났고, 지금은 거의 중국 내에서도 잊힌 이름이 되어버렸다.

쿨패드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빠른 변화 속에서 '적응하지 못한 공룡'의 전형이라 볼 수 있다.


Zune, HTC, 쿨패드. 이들은 모두 기술력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많은 경우 초창기에는 남들보다 앞서 있었고, 독특한 전략과 제품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기술 외에도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타이밍: 아무리 좋은 제품도 시기를 잘못 만나면 외면받는다.

브랜드 전략: 기술만으로는 소비자의 마음을 잡을 수 없다.

지속 가능성: 변화에 적응하며 발전을 계속해야만 살아남는다.

기술 역사에서 잊힌 이름들을 돌아보는 일은 단순한 추억이 아닌, 현재와 미래의 기술 전략에 대한 통찰을 제공해준다. 실패한 기술은 단순히 실패로 끝나지 않는다. 그 흔적 속에는 다음 세대의 성공을 위한 힌트들이 숨어 있다.